올해 검진 결과지의 안압 칸을 보고 잠깐 멈췄습니다.

작년올해
안압 (좌/우)16 / 16 mmHg18 / 18 mmHg
판정정상정상

2가 올랐습니다. 정상이라고는 적혀 있는데, 오른 숫자를 그냥 넘기기엔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찾아봤습니다. 18은 정상 범위 안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그리고 안압이 정상이면 녹내장 걱정은 끝인지입니다.


정상 안압은 어디까지인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정상 안압 범위를 10~21mmHg로 설명합니다.

제 수치 16과 18은 모두 이 안에 있습니다.


2가 오른 게 측정 시점 때문일 수도 있다

안압은 하루 동안 고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대한안과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안압은 하루 중에도 오르내리며, 정상 눈에서는 보통 3~5mmHg 정도 변동하고 이 폭이 10mmHg를 넘으면 그 자체를 병적인 신호로 봅니다. 같은 연구는 녹내장 환자를 이틀에 걸쳐 2시간 간격으로 측정했을 때 두 날 모두 새벽 4~6시 사이에 안압이 가장 높았다고 보고했는데, 다만 이 패턴이 사람마다 매번 똑같이 반복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측정 기기 종류도 변수입니다. 검진에서 흔히 쓰는 비접촉 안압계(공기를 쏘아 측정)는 접촉식인 골드만 압평안압계를 기준으로 보정되어 있지만, 눈물량이나 각막 두께에 따라 실제보다 높거나 낮게 나올 수 있다는 비교 연구들이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검진을 정확히 같은 시간, 같은 기기로 받았다면 이 설명이 약해지지만, 시간대나 검진 기관이 달랐다면 2mmHg 차이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1~2mmHg 단위의 차이보다는, 다음 검진에서도 비슷한 시간대에 재서 추세를 보는 쪽이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은 생긴다

더 중요한 내용은 이쪽이었습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흔히 “안압이 높아서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질병관리청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상당수(70~80%)는 안압이 정상 범위인 정상안압녹내장입니다.

서울대병원 자료도 같은 취지입니다.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 손상이 생기는 질환이어서, 안압 측정만으로는 진단이 어렵고 안저검사로 시신경섬유층 결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니 “안압 정상”과 “녹내장 아님”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검진표에서 같이 봐야 할 것

검사무엇을 보나한계
안압검사눈 속 압력 수치정상이어도 시신경 손상 가능
안저검사망막과 시신경의 모양시야가 어떤지는 직접 알 수 없음

제 결과지에는 안압은 정상, 안저검사는 특이소견 없음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두 가지가 함께 정상이어서 일단 안심할 수 있었지만, 검진의 안저검사가 눈의 모든 문제를 확인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근시, 난시, 노안, 안구건조증 같은 문제는 따로 안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증상으로는 알기 어렵다

서울아산병원 자료는 녹내장이 중기 이후까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안과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시야는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좁아지기 때문에 본인이 눈치채기 어렵습니다.

정상안압녹내장의 위험인자로는 가족력, 근시, 혈압 이상, 심장질환 등이 언급됩니다.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검진 결과가 정상이어도 안과에서 한 번 상담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서울대병원은 만 40세 이상이라면 매년 녹내장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평소에 안압을 올리는 것들

검진 수치와는 별개로, 일상에서 안압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요인들을 찾아봤습니다.

  • 카페인: 유전적으로 안압이 높아지기 쉬운 사람이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안압과 녹내장 유병률이 함께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고중량·힘주기 운동: 숨을 참고 힘을 주는 동작(발살바 호흡)은 순간적으로 안압을 크게 올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걷기 같은 저강도 유산소 운동은 안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전신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 자는 자세: 옆으로 누워 잘 때 바닥 쪽 눈의 안압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 수영 고글: 꽉 끼는 수경을 착용하면 착용 중 안압이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제가 녹내장 환자는 아니지만, 이런 요인들이 검진 당일 수치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검진을 받았는지까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 검진 결과 읽기
갑상선 수치 TSH, T3, Free T4가 다 정상이면 괜찮은 걸까
"이 검사 하나가 정상이라고 다른 문제까지 없는 건 아니다"라는 같은 패턴을 갑상선 수치에서도 확인했습니다.
갑상선 수치 읽는 법 보기 →

정리

안압 16에서 18은 모두 정상 범위(10~21mmHg) 안입니다. 다만 추세는 다음 검진에서 다시 확인하려 합니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저검사 결과를 안압과 함께 봐야 합니다.

녹내장은 증상이 없습니다. 가족력이나 근시, 혈압 문제가 있고 40세가 넘었다면 안과 정기 검사를 고려해 보세요. 개인별 판단은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번에 결과지를 사진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내년에 숫자만이 아니라 추세로 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출처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녹내장」 (정상 안압 범위, 정상안압녹내장 비율)
  2. 서울대학교병원 「정상안압 녹내장」 (안저검사의 필요성)
  3. 서울대학교병원 「녹내장」 (40세 이상 정기 검사 권고)
  4. 서울아산병원 「녹내장」 (자각 증상, 위험인자)
  5. 대한안과학회지 게재 연구 「녹내장 환자에서 안압의 하루 변동 반복성에 대한 고찰」 (안압의 일중 변동 폭)
  6. 서울신문 「집에서 실천하는 7가지 녹내장 예방법」 (카페인·운동 강도·자세와 안압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