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에 결절 소견이 나왔습니다. 올해도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 작년 | 올해 | |
|---|---|---|
| 위치 | 우엽 | 우엽 |
| 소견 | 콜로이드 결절 | 혼합에코 결절 |
| 크기 | 6.2 mm | 6.6 mm |
| 권고 | 매년 추적관찰 | 매년 추적관찰 |
크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5mm인 분도 있고 1.5cm인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변해야 변한 것인가”**라는 질문은 크기와 상관없이 같습니다. 그 답이 학회 권고안에 숫자로 정해져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제 경우 걸린 건 두 가지였습니다. 0.4mm 커졌다는 것, 그리고 작년엔 “콜로이드 결절”이라더니 올해는 “혼합에코 결절”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명확한 답이 있었고, 하나는 제가 답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먼저: 결절은 흔합니다
결절은 갑상선에 생긴 혹을 말합니다. 이름이 무섭게 들리지만 흔한 소견입니다.
초음파를 해보면 성인의 30~40%에서 발견됩니다. 열 명 중 서넛입니다. 손으로 만져질 만큼 큰 경우는 약 5%라, 대부분은 모르고 지내다가 검진에서 처음 알게 됩니다.
그리고 발견된 결절 중 암인 경우는 2~6% 정도입니다. 바꿔 말하면 94~98%는 암이 아닙니다.
저도 아무 증상이 없었습니다. 결절이 아주 커지면 삼킴 곤란이나 목의 압박감, 목소리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6mm대에서는 느낄 일이 없습니다.
얼마나 커져야 “커진 것”인가
여기에는 정해진 답이 있었습니다.
대한갑상선학회 진료 권고안은 결절이 자랐다고 볼 기준을 이렇게 적어두고 있습니다.
결절의 직경이 최소 두 측정 장소 이상에서 2 mm 이상 증가되면서 20% 증가되는 것을 결절 성장의 정의로 이용하는 것은 타당하다
조건이 두 개입니다. 2mm 이상 늘고, 동시에 20% 이상 늘어야 합니다. 그것도 한 방향이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직경에서요.
제 경우를 대보면 이렇습니다.
| 조건 | 기준 | 제 경우 |
|---|---|---|
| 절대 증가 | 2 mm 이상 | 0.4 mm |
| 비율 증가 | 20% 이상 | 약 6% |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알아둘 게 있습니다. 초음파 크기 측정은 재는 각도와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0.4mm 차이는 측정 오차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학회가 굳이 “2mm 이상”이라는 문턱을 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작은 차이를 변화로 읽으면 매년 불필요하게 놀라게 되니까요.
그러니 6.2에서 6.6은 “조금 커졌다”보다 **“작년과 비슷하다”**에 가깝습니다.
이 기준은 크기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5mm가 5.4mm가 된 것도, 1.2cm가 1.25cm가 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견 이름이 바뀐 것은
이쪽은 제가 결론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배경은 정리가 됐습니다.
콜로이드 결절은 갑상선 세포가 만드는 콜로이드라는 액체 성분이 고여서 생긴 결절입니다. 양성 결절이고 암으로 변할 위험이 낮은 종류로 분류됩니다.
혼합에코는 결절의 종류 이름이 아니라 초음파에 비치는 모양에 대한 기술입니다. 속이 꽉 찬 고형 부분과 물이 찬 낭성 부분이 섞여 보인다는 뜻입니다.
즉 이 둘은 서로 다른 층위의 말입니다. “이것은 콜로이드 결절이다”와 “이것은 고형과 낭성이 섞여 보인다”는 같은 결절에 대해 동시에 참일 수 있습니다. 콜로이드 결절이 실제로 혼합된 모양으로 보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니 이름이 바뀐 것이 곧 성질이 바뀐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판독하는 의사가 다르면 같은 영상을 두고 표현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다만 이건 제가 인터넷을 뒤져서 정할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성상이 변한 것인지 표현만 달라진 것인지는 두 해 영상을 같이 놓고 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다음 진료 때 물어볼 목록에 적어뒀습니다. 이렇게 물으면 됩니다.
“작년 소견은 콜로이드 결절이었고 올해는 혼합에코 결절로 적혀 있는데, 성상이 변한 건가요 아니면 표현 차이인가요.”
소견지를 두 해치 들고 가시면 답이 빨라집니다.
왜 조직검사를 안 하고 추적만 하나
이게 궁금했습니다. 혹이 있다는데 왜 확인을 안 하는지요.
초음파 소견지에 K-TIRADS라는 등급이 붙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음파에서 보이는 생김새로 암일 가능성을 나눠 놓은 분류이고, 숫자가 클수록 의심이 큽니다.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 2021년 권고안 기준입니다.
| 등급 | 의미 | 악성 위험도 | 세침흡인검사 권고 크기 |
|---|---|---|---|
| 2 | 양성 | 3% 미만 |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음 |
| 3 | 낮은 의심 | 3~10% | 2.0 cm 초과 |
| 4 | 중간 의심 | 10~40% | 1.0~1.5 cm 초과 |
| 5 | 높은 의심 | 60% 초과 | 1.0 cm 초과 |
오른쪽 열을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가장 낮은 문턱이 1.0cm, 즉 10mm입니다.
제 결절은 6.6mm입니다. 어느 등급에 해당하더라도 검사 기준에 못 미칩니다. 그래서 조직검사 없이 “매년 추적관찰”이 된 것입니다.
1cm가 안 되는 결절로 추적관찰 안내를 받으셨다면 대체로 같은 이유입니다.
의심이 낮을수록 기준 크기가 큰 이유
위 표를 다시 보시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의심이 낮은 3등급은 2cm, 의심이 높은 5등급은 1cm입니다. 거꾸로인 것 같습니다.
거꾸로가 맞고, 그게 맞는 설계입니다.
이 숫자는 “이 크기부터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라 **“이 정도는 돼야 바늘을 찔러볼 만하다”**는 문턱입니다.
의심이 높은 결절은 작아도 확인할 값어치가 있으니 문턱을 낮춥니다. 반대로 의심이 낮은 결절은 암일 가능성이 3~10% 정도라, 어지간히 크지 않으면 찌르는 쪽이 오히려 손해입니다. 세침흡인검사도 비용과 불편이 따르고, 세포가 애매하게 나와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심도가 올라갈수록 기준 크기는 내려갑니다. 1.2cm 결절이 있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안내를 받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4등급의 기준이 1.0~1.5cm 범위로 하나로 정해지지 않은 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권고안은 초음파 소견과 결절의 위치, 환자의 임상적 위험 요소를 함께 보고 그 안에서 정하도록 해두었습니다.
무엇을 보고 등급을 매기나
초음파에서는 결절의 구성(속이 물인지 살인지)과 에코(초음파에 비치는 밝기), 그리고 암을 의심하게 하는 세 가지 소견을 봅니다.
- 미세석회화: 결절 안에 아주 작은 밝은 점들이 보이는 것
- 비평행 방향: 결절이 옆으로 퍼지지 않고 세로로 선 모양인 것
- 불규칙한 경계: 가장자리가 매끈하지 않은 것
제 소견지에는 이 세 가지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콜로이드, 혼합에코처럼 성상을 기술하는 말만 있었습니다.
추적관찰을 제대로 하는 법
“매년 추적관찰”이라는 말을 받으면 그냥 넘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소견의 핵심이 추적이라, 몇 가지는 챙기는 편이 좋습니다.
간격을 지키는 것이 전부입니다. 증상이 없으니 한 해 미루고 또 미루다 몇 년이 지나기 쉽습니다. 추적관찰은 지금 문제가 없다는 뜻이지, 안 봐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능하면 같은 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전 영상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으면 변화 판단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제가 겪은 “이름이 바뀐 문제”도 같은 곳에서 받았다면 덜 생겼을 일입니다.
소견지를 모아두시기 바랍니다. 크기 숫자만이 아니라 위치와 성상 표현까지 함께요. 몇 해치가 쌓이면 그 자체가 판단 근거가 됩니다. 저는 이번에 작년 것을 꺼내보고서야 0.4mm 차이를 알았습니다.
혈액검사와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갑상선 기능검사가 정상이라고 결절이 없어지거나 작아지는 게 아닙니다. 둘은 다른 것을 봅니다. 기능은 혈액, 결절은 초음파입니다.
추적 간격과 상관없이 확인이 필요한 경우
- 목 앞쪽에 전에 없던 덩어리가 만져짐
- 목소리가 변했거나 쉰 상태가 이어짐
-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느낌
- 목이 한쪽으로 눈에 띄게 부어 보임
- 결절 부위에 통증이 생김
이런 변화가 있으면 다음 검진을 기다릴 일이 아니라 진료를 보시는 게 맞습니다.
정리
작은 변화는 학회 기준으로 “성장”이 아닙니다. 두 개 이상 직경에서 2mm 이상 늘고 동시에 20% 이상 늘어야 성장으로 봅니다. 초음파 측정 오차를 감안한 문턱입니다.
1cm가 안 되면 조직검사 기준에 못 미칩니다. 가장 낮은 문턱이 1cm입니다. 그래서 추적관찰입니다.
소견 표현이 달라진 것은 진료에서 물어볼 일입니다. 성상이 변한 것인지 표현 차이인지는 영상을 본 사람만 압니다. 두 해치 소견지를 들고 가세요.
결절 소견 네 글자가 곧 나쁜 소식은 아닙니다. 흔하고,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고, 대부분 지켜보는 것으로 끝납니다. 다만 지켜보기로 한 이상 그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저는 내년 검진 일정을 달력에 미리 넣어뒀습니다. 이 소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 그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