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씨슬 영양제 통을 들고 살지 말지 고민하는 40대 남성과 확인할 세 가지 항목

간수치가 올랐다는 글을 앞서 썼습니다. ALT가 1년 만에 40에서 71로 올랐고, γ-GTP도 53에서 64로 올랐습니다.

결과지를 보고 제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검색이었습니다. “간수치 낮추는 법”을 쳤더니 화면 절반이 밀크씨슬이었습니다. 광고도 후기도 전부 그쪽이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기 직전에 멈췄습니다. 하나만 확인해보자고 생각했는데, 확인하다 보니 세 가지가 나왔습니다.


하나. 근거가 어디까지 있는가

밀크씨슬의 유효 성분은 실리마린입니다. 이 성분에 대해 가장 널리 인용되는 분석이 코크란 리뷰입니다. 여러 임상시험을 모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13개 무작위 임상시험, 915명을 분석한 결과는 이랬습니다.

  • 사망률에 유의한 차이 없음
  • 간 질환 합병증에 유의한 영향 없음
  • 간 조직 변화에도 영향 없음

여기서 제일 눈에 띈 건 다른 대목이었습니다. 질이 낮은 연구에서는 효과가 보였고, 질이 높은 연구에서는 그 효과가 사라졌습니다. 분석에 포함된 시험 중 제대로 눈가림을 한 것은 절반이 안 됐습니다.

리뷰의 결론은 “밀크씨슬의 이로운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였습니다.

정확하게 적자면, 이 리뷰는 알코올성 간질환과 B형·C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제가 걱정하는 지방간을 직접 다룬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오래된 리뷰입니다. 그러니 “밀크씨슬은 효과가 없다고 증명됐다”고 말하면 그것도 과장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효과가 있다고 말할 만한 근거가 생각보다 약합니다. 최소한 검색 화면을 가득 채운 확신만큼은 아닙니다.


둘.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과 “간수치를 낮춘다”는 다른 말입니다

이건 알고 나면 제품 고르는 눈이 바뀝니다.

건강기능식품이 식약처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기능성입니다. 표현이 “도움을 줄 수 있음” 형태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건 질병을 치료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리고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은 식품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시하거나 광고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건강기능식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제품 상세페이지에 이런 문구가 있으면 그건 인정받은 표시가 아닙니다.

  • “간수치가 내려갑니다”
  • “지방간이 좋아집니다”
  • “간 해독”
  • “손상된 간세포 재생”

이런 문구를 쓰는 판매자는 거르시는 편이 낫습니다. 허용 범위를 넘는 표현을 쓴다는 건 다른 정보도 그만큼 부풀렸을 가능성을 뜻합니다.

어떤 제품이 실제로 무슨 기능성을 인정받았는지는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종합정보에서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제품명이나 원료명으로 검색하면 인정된 기능성 문구가 그대로 나옵니다. 광고 문구와 비교해보시면 차이가 보입니다.


셋. 영양제 자체가 간수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이게 제가 제일 몰랐던 부분이고, 순서를 바꾼 이유입니다.

MSD 매뉴얼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처방약과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생약 제제와 건강보조식품을 함께 열거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간 전문의들은 모든 생약 보충제를 피하도록 권장한다고. 녹차 추출물처럼 몸에 좋을 것 같은 성분도 위험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의 독성 간염 설명도 같은 방향입니다. 원인으로 한약, 양약,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유통이 불투명한 민간요법을 듭니다. 치료에 대해서는 원인 물질의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대부분 중단하면 회복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상황이 이상해집니다. 간수치가 올라서 걱정이 되어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는데, 그 영양제가 원인을 하나 더 얹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먹기 시작하면, 재검 때 해석이 어려워집니다. 수치가 올랐으면 원래 문제가 진행된 건지 새로 먹은 것 때문인지 알 수 없고, 내렸으면 그게 금주 덕인지 체중 덕인지 영양제 덕인지 가릴 수 없습니다. 원인을 찾는 과정 자체가 흐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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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순서가 있습니다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진료를 보고, 필요한 검사를 하고, 무엇 때문에 올랐는지를 좁히는 게 첫 단계입니다.

재검 전까지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조건을 그대로 두고 다시 재야 비교가 됩니다. 반대로 줄이는 것은 괜찮습니다. 술을 끊는 것은 조건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향이라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 먹고 있는 것은 진료 때 전부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처방약, 약국에서 산 약,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한약, 단백질 보충제까지입니다.

지방간이 원인으로 확인되면 현재 승인된 치료제는 없습니다. 체중 감량과 생활습관 개선이 핵심 치료입니다. 영양제로 대신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래도 먹겠다면

먹지 말라고 단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 정도는 지키시는 게 좋겠습니다.

  • 식약처 인정 여부를 조회하시기 바랍니다.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있는지, 어떤 기능성을 인정받았는지 확인합니다
  • 질병 치료를 표방하는 문구가 있으면 그 제품은 거르시기 바랍니다. 위에 적은 표현들입니다
  • 진료 때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숨길 이유가 없고, 나중에 원인을 가릴 때 필요한 정보입니다
  • 먹기 시작한 날짜를 적어두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수치가 변했을 때 시점을 맞춰볼 수 있습니다
  • 여러 개를 동시에 시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무엇이 무슨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정리

검색 결과가 한 방향으로 몰려 있다고 해서 근거가 그만큼 쌓여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 화면의 상당 부분은 광고와 제휴 링크였습니다.

간수치가 올랐을 때 필요한 건 무언가를 더 먹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는 것입니다. 저는 순서를 반대로 밟을 뻔했습니다.

간수치가 왜 오르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앞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검진 결과 읽기
간수치가 1년 만에 40에서 71로 올랐습니다
흔히 쓰는 ALT 상한 40이 어디서 온 숫자인지, 왜 한 해 값보다 방향을 봐야 하는지, 같은 결과지에서 무엇을 함께 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ALT 기준 다시 보기 →

출처

  1. Cochrane Review 「Milk thistle for alcoholic and/or hepatitis B or C liver diseases」 (13개 임상시험, 915명)
  2. MSD 매뉴얼 일반인용 「약물로 인한 간 손상」
  3. 서울아산병원 「독성 간염」 질환백과
  4.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종합정보 (기능성 인정 내용 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