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책상에 앉아 목 옆을 감싸 쥔 직장인과, 경추 5-6번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부위를 붉게 표시한 그림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출근해서 앉으면 퇴근할 때까지 자세가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언제부턴가 뉴스와 유튜브에 거북목 이야기가 자주 보였습니다. 목이 앞으로 나오면 어떻게 되고, 하루에 몇 시간씩 그 자세를 유지하면 어떻게 되는지.

볼 때마다 뜨끔했습니다. 화면에 비친 제 옆모습이 딱 그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실을 둘러보면 다들 비슷했습니다.

“사무직 중에 거북목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그렇게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 한마디가 몇 년 동안 제 목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담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목이 잘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담이 걸렸구나 싶었고, 실제로 며칠 지나니 괜찮아졌습니다.

그런데 그게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몇 달에 한 번씩, 자고 일어나면 고개를 돌리기 어려운 아침이 왔습니다. 어떤 때는 이틀이면 풀렸고, 어떤 때는 일주일을 갔습니다.

대처법도 자연스럽게 정해졌습니다. 견딜 만하면 파스를 붙였습니다. 좀 심하다 싶으면 한의원이나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주사를 맞고 약을 며칠 먹으면 신기하게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면 또 잊었습니다. 다음에 또 아프면 또 같은 방법으로 넘겼습니다.

이게 몇 년이었습니다.

저는 치료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가 제가 크게 착각한 지점입니다. 병원에 갔으니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매번 아픈 것을 가라앉히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받은 치료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갑자기 심하게 아플 때 통증을 줄이는 치료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통증이 가라앉으면 제가 거기서 멈췄다는 것입니다.

왜 몇 달마다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지, 단순한 근육통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 제대로 확인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무직이면 다 그렇지.”

그 생각이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핑계가 됐습니다.

그날 아침,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여느 때처럼 목이 뻐근한 날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조금만 틀어도 통증이 왼쪽 어깨를 타고 팔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병원에 갔습니다. X선을 찍고, 추가로 CT를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결국 MRI까지 찍었습니다.

결과는 경추 5번과 6번 사이의 추간판탈출증, 흔히 말하는 목디스크였습니다.

그때는 이미 왼쪽 팔로 내려가는 통증이 있었고, 팔 근육도 눈에 띄게 줄어 있었습니다. 반대쪽 팔과 나란히 놓고 보니 차이가 확실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팔이 저리고, 특정 자세에서는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잠을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깨기도 했습니다.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그동안 “목이 자주 뻐근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증상 뒤에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요.

X선, CT, MRI는 보는 것이 다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검사마다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달랐습니다.

검사주로 확인하는 것
X선경추의 뼈 구조, 정렬, 퇴행성 변화 등
CT뼈 구조를 더 자세히 확인하고, 일부 디스크·석회화 등의 상태를 평가
MRI디스크, 척수, 신경 같은 연부조직과 신경 압박 여부를 확인

특히 디스크와 신경이 눌리는 상태를 평가하는 데는 MRI가 중요한 검사입니다.

따라서 X선이나 CT에서 뚜렷한 이상이 없었다고 해서 모든 목 질환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목 통증과 함께 팔이나 손으로 이어지는 저림·통증, 감각 변화,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료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그 전 몇 년 동안 목이 아플 때마다 파스나 주사로만 넘겼습니다.

거북목과 목디스크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이걸 구분하지 못한 것이 제 실수의 핵심이었습니다.

거북목은 쉽게 말해 목이 앞으로 빠져 있는 자세 또는 정렬 상태를 말합니다.

반면 목디스크는 경추의 추간판이 돌출 또는 탈출하면서 주변 신경이나 척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둘은 서로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닙니다. 거북목이라고 해서 모두 목디스크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목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심한 거북목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거북목이니까 목이 아픈 거겠지”라고 단정하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무직이라면 거북목이 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세 자체보다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입니다.

목만 아픈가, 팔이나 손까지 이어지는가

제가 몇 년 늦게 알게 된 중요한 차이였습니다.

목 주변에 주로 나타나는 증상신경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
목과 어깨가 뻐근함통증이나 저림이 팔·손으로 이어짐
자세를 바꾸거나 쉬면 호전됨특정 자세에서 팔 저림이나 통증이 심해짐
증상이 목 주변에 머무름감각이 둔해지거나 이상한 느낌이 반복됨
일시적으로 뻐근했다가 호전됨팔에 힘이 빠지거나 근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음

오른쪽과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목디스크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신경이 자극되거나 눌리는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팔의 힘이 실제로 떨어지거나 근육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변화가 있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증상은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새로 나타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물건을 쥐는 힘이 떨어지거나 자꾸 놓침
  • 팔을 들어 올리거나 사용하는 데 힘이 떨어짐
  • 젓가락질, 단추 채우기 같은 손의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짐
  • 걸을 때 휘청거리거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짐
  • 양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 이상이 나타남
  • 대소변 조절에 갑작스러운 이상이 생김

특히 진행하는 근력 저하, 보행 이상, 대소변 조절 이상은 신경이나 척수의 문제를 확인해야 할 수 있으므로 미루지 말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팔 근육의 변화도 “아파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길 증상은 아니었습니다.

통증의 정도만으로 목 상태의 심각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근력이나 감각에 변화가 있다면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건강검진이 대신 찾아주지 않습니다

이 글을 검진 전에 넣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건강검진은 모든 질환을 찾아내는 검사가 아닙니다. 혈압,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 여러 항목을 확인하지만 일반건강검진에 경추 MRI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매년 건강검진을 꼬박 받았다고 해서 목디스크까지 자동으로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종합검진 프로그램에 따라 경추 MRI 같은 검사가 선택적으로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목 통증이나 팔 저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검진 날짜를 기다리기보다 증상에 맞는 진료를 먼저 받는 것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검진은 아직 모르는 질병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금 나타나고 있는 증상을 평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파본 사람만 아는 통증이 있습니다. 저는 그걸 겪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런데 더 아쉬운 건 통증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신호가 몇 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몇 달에 한 번씩 목이 잘 돌아가지 않았던 그 아침들. 파스를 붙이고 며칠 지나면 괜찮아졌던 그 통증들. 저는 그때마다 “사무직이면 다 그렇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목이 자주 뻐근한 분에게 자세를 고치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니까요.

대신 한 가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면, 다음번에는 “왜 반복되는지” 한 번만 물어보세요.

특히 목 통증과 함께 팔이나 손으로 이어지는 통증·저림, 감각 변화, 근력 저하가 있다면 단순한 담이나 거북목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건강검진이 모든 문제를 찾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내 몸이 반복해서 보내는 신호를 확인하는 것 역시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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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서울아산병원 「경추 추간판 탈출증(Cervical HIVD)」 질환백과
  2.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추간판탈출증(디스크)」
  3. 보건복지부 「건강검진」 정책 안내 (일반건강검진 항목)